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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글

창업하는 사람들을 위한 은행이 있다? _ 서울톡톡

IMF 직후,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수많은 금융소외자가 발생하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맞은 실직과 부도는 재기의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재기를 위한 몸부림도 금융의 벽, 자금의 벽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재취업은 언감생심, 작은 가게 하나 창업하려해도 대출이 되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의지만으론 너무나 먼 창업의 길,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창업자금이었다.

사회연대은행(http://www.bss.or.kr)은 저소득 빈곤층의 자활을 지원하고 사회적기업 및 대학생 학자금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대표적인 마이크로크레딧 기관이다. 소위 '금융소외자'로 불리는 '제도권금융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약자'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비록 금감원에 정식으로 등록된 은행은 아니지만, 2003년부터 10년간 정부부처·기업·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저소득층·자활공동체·사회적기업 등 1600여개 업체에 340여억 원의 자금을 지원해 왔다.


제도권 금융으로부터 외면 받는 사람과 기업은 '사회연대은행'으로

창업지원은 단순히 자금 대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후 관리가 창업 못지않게 중요한 만큼 창업 교육, 창업 컨설팅 등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가정 문제가 사업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 가정상담 및 법률상담까지 지원 영역을 확장하였다.

또한 초창기엔 개인을 대상으로 지원사업만 했지만, 지금은 사회적기업 관련 업무도 지원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영리뿐만 아니라 사회적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만큼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이 험난하다. 험난한 과정 속에 필요한 것은 역시나 자금이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일반 제도권 금융에서 환대받지 못하고 있다. 사회연대은행은 이렇듯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받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도 육성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사회생활 시작하기도 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일은 없어야

대학생 학자금 문제도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과도한 빚으로 인해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해버리는 것이다. 등록금이 비싼 것도 문제지만, 높은 이율의 학자금 대출도 문제이다. 심지어 20%가 넘는 이율로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도 있다. 사회연대은행은 사회초년생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게 하자는 취지로 학자금 지원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학자금 전환대출 사업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연 2%대의 학자금 대출도 해주고 있다. 성실 상환자에게는 1%를 돌려줘 결국 1% 금리로 학자금 대출을 하고 있다.


시니어들의 재능기부는 사회공헌을 위한 초석

얼마 전부터는 KDB시니어브릿지 센터라는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 은퇴한 사람 중에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 있는 시니어들을 위한 지원 사업으로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시니어들이 참여하는 분야이다. '사회공헌단체와 시니어 간 인턴십 연결'에서부터 '사회적기업 창업', '협동조합 설립'에 이르기 까지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을 하고자 하는 열의는 있지만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시니어들의 재능 기부는 NGO를 비롯한 사회공헌 단체에 큰 보탬이 되기도 한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 시니어들에게는 나눔의 기쁨을 사회공헌 단체에는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받은 사랑, 나눔으로 돌려줘야

또한 마이크로크레딧 창업지원을 받아 창업한 소상공인들이 동료업체들을 위한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첫희망열매나눔'에 동참하여 매월 '첫 매출액'의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창업지원을 받은 단체 중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체에 후원금으로 지원된다. 지난 11월 20일에는 '첫희망열매나눔'을 통해 조성된 기금 100만 원이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사이버어학원 '백미닷컴'에 전해졌다. 얼마 전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영업에 차질이 생기고 치료비 부담도 늘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미닷컴' 남정효 대표는 "신용카드사회공헌위원회와 사회연대은행을 통해 재기의 기회를 얻었는데, 본의 아니게 동료 업체분들의 도움까지 받게 되어 미안하고, 고맙다. 성공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 것 같고, 받은 만큼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신용카드사회공헌위원회와 사회연대은행이 실시한 '금융소외계층 창업지원사업'은 지난해 8월에 처음 진행되었으며 22명이 자금을 지원받았다.


작은 가게로 시작하여 가맹점과 협동조합까지 설립

이모네곱창 김옥연 사장은 '신나는 이모네곱창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영세한 뒷골목 상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모네곱창 2,3호점 사장들과 유통업체 대표 2명, 총 5명이 모여 시작하였다. 지금은 원가절감을 위한 '식자재 공동구매'를 하고 있지만, '조합원 인큐베이터 센터'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무로에 위치한 이모네곱창은 사회연대은행의 지원으로 창업하여 지금은 소위 '대박가게'의 반열에 올랐다. SBS의 '결정! 맛대맛'에도 출연하는 등, 맛있는 곱창집으로 유명세도 타고 있다. 김사장은 "창업초기 사회연대은행의 꾸준한 관리로 이와 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의 공을 사회연대은행에 돌린다.

재능과 열정은 있지만 자금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사회연대은행의 문을 한 번 두드려보자.


서울톡톡

시민기자 허성환